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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호_Interview] 보통이 아닌 10대, 퀴어문화축제 신입기획단 '다윗' (14.03.07)
    서울퀴어문화축제 SQCF 2017. 5. 30. 17:36

    [Interview] 보통이 아닌 10, 퀴어문화축제 신입기획단 다윗



    2014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를 슬로건으로 내건 퀴어문화축제가 새로운 기획단을 맞이했습니다. 새로 들어온 20여 명의 신입 기획단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한 분이 있는데요.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10다윗님을 소개합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2014 퀴어문화축제 기획단 사무국 디자인팀 다윗입니다

     

    다윗님은 역대 최연소 기획단이라고 들었는데요. 실례지만 올해 나이가?

    17살이에요. 이제 고등학교 들어갔어요.

     

    , 부럽네요. 어떤 계기로 기획단에 함께하게 되었는지가 궁금해지는데요.

    그게 제가 좀 충동적인 면이 있어요.(웃음) 사실 원래 기획단이라 해서 전 당일에 하는 자원봉사랑 같은 건 줄 알았거든요. 근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다르다는 걸 알게 된 후에는 좀 망설여지긴 했지만(웃음) 그나마 제가 디자인팀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함께 하게 됐네요.

     

    잘 모르고 들어왔더라도 전부터 동인련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 동인련 웹진팀에서 깍두기를 맡고 있었지만 지금은 잘 못 나가서(웃음) 동인련에 대해서는 기존에 들어본 게 많아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들어가게 된 건 기독인 좌담회를 통해서였어요. 지금도 기억이 나는데 교회는 저에게 영원한 짝사랑이었어요라는 제목이었어요. 좌담회가 끝나고 같이 집에 가는 도중에 웹진팀 어떠냐고 말이 오갔었는데, 어디 한번 해볼까요 하고 했죠. 손쉽게 포섭 당한 거예요.

     

    파티팀 바람님이?

    바람은 옆에서 바람 불었어요.(웃음)

     

    얼떨결에 들어갔다지만 실천에 옮겼다는 게 대단하네요. 저의 청소년기랑은 너무 다른데요.

    제가 그때 엄마한테 생애 첫 커밍아웃을 막 한 뒤라서 좀 피버타임이었던 것 같아요. 때문에 그 당시에 아무것도 안 하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었어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제 자신에 관한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다윗님도 또래 친구들과 자신이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주변 사람들한테 자유로운 영혼이라고 불렸어요. 원래 제가 하고 싶던 일은 다 했었어요. 그런 거에 관해선 겁도 없는 편이고요.

           


    커밍아웃용기를 낼 수 있었던 이유 - 가족에게 만큼은 솔직하고 싶었다

     

     




    부모님에게 커밍아웃 하게 된 계기를 말해줄 수 있나요?

    좀 긴 이야기인데 (웃음) 저는 교회랑 뗄 수 없는 사이에요. 아빠가 목사님이거든요.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자연스럽게 교회를 나가게 됐었는데.. 사실 보통 교회에서 동성애라는 주제가 다뤄지면 파멸하리라는 말이 나오면 나왔지 좋은 말이 나오지는 않잖아요. 그래서 때로는 그런 내용을 듣는 게 너무 힘이 들었어요.

     

    너무 힘이 드니까기도를 한 대도 항상 울면서 난 왜 이러냐, 고칠 수 있다면 제발 고쳐달라는 식으로 하게 되고. 하지만 어찌해도 고쳐질 일이 아니니 점점 혼자 앓게 되고. 결국엔 그렇게 반복하다가 부모님에게까지 반항을 하게 됐었어요. 그런데 참 이상한 게, 가족들에게 상처를 주면 줄수록 제가 더 상처를 받는 거예요.

     

    상처를 주었다?

    . 정말 왜 그랬나 싶을 정도로 많이 줬었죠. 그런데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제가 원인도 말하지 않고 계속 담아 뒀더라면 가족들은 제가 왜 가족들에게 그런 태도를 갖는 건지 절대 알 수 없었을 거예요. 그래서 아, 이래선 안 되겠다. 언젠간 말해야겠다며 계속 벼르고 있었는데 그때 마침, 제가 너무 말을 안 들으니까 가족들 간 갈등도 불처럼 번지는 거예요.

     

    정말 최악이었지만 말하기에(지르고 보기에) 가장 좋은 타이밍이기도 했거든요. 바로 며칠 뒤 가족회의를 하게 되었고, 다행히 서로 좋지 않았던 걸 푸는 자리였어요. 그리고 결심했죠. 이젠 얘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가족들 다 있는 자리에서 커밍아웃을 한 건가요?

    아니요. 그러기엔 차마 용기가 나지 않았고, 엄마한테만 따로 말했어요. 방 안으로 모시고 들어가서. 처음엔 너무 무섭고 겁이 나서 불도 다 끄고 한 시간 정도 뜸을 들인 것 같아요. 엄마 제가 말할 게 있다고. 내가 교회를 꺼리는 이유와 기독교 집안 내에서 평범하게 자라지 못했던 이유가 따로 있다며 서두를 놓고, 몇 번씩이나 심호흡 한 뒤 어렵사리 얘기했더니 엄마가 동성애자야? 네가?’ 하고 담담히 물으시더라고요. 사실 티는 많이 냈는데(웃음).

     

    엄마의 반응이 어땠나요?

    그때 당시에는 괜찮다. 하나님은 우리 모두를 사랑해주시고 감싸주신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안도했죠.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엄마의 속마음이 보이는데 그때마다 절망하고 굉장히 많이 울었던 것 같아요. 엄마가 제게 했던 말 중 가장 상처가 됐던 건, ‘널 사랑하니까 바꾸겠다.’는 말이었어요.

     

    힘든 고백이었는데 허무했겠어요.

    엄마랑 부딪치는 일이 더 잦아졌어요. 그러던 어느 날은 엄마와 크게 다투고 울다 제가 짐까지 싸서 밖에 나가겠다고 하는 상황이었어요. 엄마가 자꾸 내게 상처 주는 말을 하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그때 아빠가 등장했는데.(웃음) 아빠가 대체 무슨 일이야 하고 물으시는 거예요. 욱하는 마음에 그 자리에서 아빠, 저 동성애자예요라고 말해버렸어요. 충동적으로.

     

    대단하네요.

    아빠는 네가 누구든 내 딸이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굉장히 감사했었고, 지금도 그래요.



    마음의 소리를 들을 줄 아는 십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평범한 삶을 꿈꾼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가요?

    고등학교 들어가면 첫 순위로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할 계획이에요. 꿈은 다 필요 없고 그냥 적당한 회사에 들어가서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고 싶어요. 제일 어려운 일일수도 있지만 큰 일 없이 행복하게 사는 게 꿈이에요.

     

    구체적인 장래희망은 없나요?

    바뀌고 있어요. 계속 생각하고 있어요.

     

    지금처럼 계속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당당한 다윗 씨가 되길 바라요.

    요즘에 이것저것 많이 배우고 있는데요. 정말 하고 싶어서 하는 거예요. (웃음)전 앞으로도 계속 그럴 거예요. 하고 싶은 걸 찾아서 많이 배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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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다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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