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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호_Special] “한국에서 만나요” 대만 퀴어문화축제 기획단 (14.03.07)서울퀴어문화축제 SQCF 2017. 5. 30. 17:39
[Special] “한국에서 만나요” 대만 퀴어문화축제 기획단
참가인원 6만 명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대만의 퀴어 퍼레이드. 지난해 10월 26일 열린 ‘2013 대만 퀴어 퍼레이드(2013 TW LGBT PRIDE)’는 듣던 대로 많은 사람들이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참여해 끊임없는 행렬을 선보여 그 위상을 실감케 했다. 퀴어문화축제 사무국은 지난해 타이페이에서 열린 대만 퍼레이드에 참가 후 대만 퀴어문화축제(공식명칭: Taiwan LGBT Pride Community, http://www.twpride.org) 기획단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는 6월 7일 열리는 한국의 퀴어 퍼레이드에 참여해 아시아 LGBT로서 연대하기로 한 대만 기획단.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아래 내용 중 괄호에 언급된 것 외 모든 돈 표기는 모두 대만 ‘원’임을 알려드립니다.
** 내용 중 ‘동지’란 한자로 同志이며, 대만에서 LGBT를 일컫는 말입니다.
- 2013년 대만 퀴어문화축제 기획단에 대해.
= 대만 퀴어퍼레이드는 매해 10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열린다. 매년 3~4월경에 그해 기획단을 뽑고 본격적으로 준비에 들어간다. 전체 기획단은 80명으로, 모두들 지원자이며 무급으로 활동한다. 조직은 크게 홍보, 이벤트, 모금, 기념품 판매, 지원활동 지원팀, 퍼레이드 공연 지원팀, 전화서비스팀, 행정사무국(정부단체 연락, 경찰서 협조 등), 디자인으로 나뉜다. 업무는 시기적으로 크게 4~8월까지와 9~10월, 두 파트로 나눌 수 있다. 4~8월까지는 기획단 70~80명이 활동하며 각 팀별로 2주에 한번 회의를 진행하고 이후 전체 미팅을 통해 기획해나간다.
9~10월에는 퍼레이드 지원팀, 무대준비, 촬영자, 기수, 사회자, 차량운행자 등을 선별하고 퍼레이드의 실질적인 준비에 들어간다. 이렇게 전체 기간을 다 합치면 총 300여명이 축제를 위해 활동하는 셈이다. 현재 축제는 우리 두 명이 총괄을 하는데, 나는 게이이고 이분은 이성애자 여성이다. 3년 전부터 연맹에 가입해 퍼레이드 행사를 함께 하고 있다. 대만 퍼레이드에는 많은 이성애자들이 함께 참여해 도와준다.
- 대만 축제 예산은 어떻게 돌아가나.
= 축제는 2003년 시작해서 이번이 11년째다. 첫해는 타이페이시청에서 주는 기금으로 시작했다. 2000년에 강좌, 게임, 축제 등을 할 수 있는 ‘타이페이시청 기금’이 처음 생겼는데, 축제는 2003년 100만원(한화 약 3,700만원, 대만돈 1원=한국돈 37원)을 지원받았다.
2003년 퍼레이드 진행이후 시의원들이 시청 측에 “왜 공금으로 이런 행사를 하냐”는 공격을 했다. 그래서 2004년부터는 성소수자 단체들이 돈을 모아서 퍼레이드와 이벤트를 진행했다. 2~3회 축제 때까지는 수익이 남았었고, 4회부터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2011년 9회 때는 돈이 없어서 모금을 하는 등 힘들었다. 예산은 지난해부터 100만원(약 3,700만원)이 넘기 시작했다. 트럭광고 팔고, 상업광고 팔고 해서 60만원(약 2,220만원)을 모았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기념품 수익이 많았다.
올해 전체 예산은 130만원(약 4,810만원)이고, 기념품 판매 수익금은 115만원(약 4,255만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는 타이페이시청 기금으로 60만원(약 2,220만원)을 지원받았다. 매해 퍼레이드가 커지면서 당연히 예산이 많이 들고 있다. 단체나 연예인 출연자, 스탭 등이 무료로 참여해서 그나마 130만원 예산이지, 이들 모두에게 돈을 준다면 400만~500만원은 들어갈 것이다. 매년 홍콩에서 연예인이나 국회의원이 오고 이번에도 커밍아웃 연예인 2명과 국회의원이 왔지만 당일치기로 왔다가고 출연료도 최고 금액 1만원 정도로 거의 교통비 정도만 받는 수준이다.
- 대만 퍼레이드는 아시아 최대 인파를 자랑하는데.
= 지난해에는 6만 5천명이었고, 올해도 6만은 훌쩍 넘었을 것이다. 퍼레이드에는 전 세계 사람들이 많이 온다. 이 가운데 외국인은 4천명 정도일 것이다.
대만사람들의 경우 전국 각지에서 참가하기 위해 올라온다. 대만 퍼레이드는 전국적으로 총 4개인데, 다른 지방 퍼레이드의 경우 2~4년 정도밖에 안됐고 참가자도 적다.
- 1회부터 퍼레이드 장소인 시청광장은 매년 시의 허락을 받는 것인지.
= 시청광장은 장소사용 한 달 전에 장소 신청을 할 수 있는데, 밤에 가서 줄을 서서 문 열자마자 신청을 한다. 먼저 간 사람이 신청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 단체의 행사가 있으면 그쪽이 우선이다. 퍼레이드는 경찰서에 신고하는데 경찰이 도와준다고 해서 좋은 건 아니다.
이번의 경우 원래 퍼레이드의 노선이 변경됐다. 백화점 세일기간이라 사람이 많다고 경찰이 다른 쪽 노선을 제안했고, 그렇게 하면 더 큰 노선을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 노선을 더 크게 준 것도 아니다. 코스는 기획단에서 결정하고 마지막에 경찰에서 된다 안 된다를 결정해주는데 정부 단체 주위로는 못 가게 한다.
- 퍼레이드 행렬 시 한국과 달리 대만 시민들이 무관심하게 보는 것 같던데.
= 퍼레이드 첫 회에 500명이 모였다. 그때는 길거리의 사람들이 비하하기도 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인정받다보니 특별한 반응이 없는 것 같다.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모르겠다.
대만은 통일, 독립 등 이슈가 많다. 따라서 웬만한 이슈에는 ‘아, 그렇구나’하는 식으로 넘어가지 큰 반응이 없다. 동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또 최근 대만 매체들이 설문조사 한 결과 동지혼인에 대해 시민 50%가 찬성한다고 나왔다. 설문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이 놀라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동지에 대해 많이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현재 퍼레이드에 대해 드러내놓고 특별히 반대하는 단체는 교회뿐이다. 다른 단체는 설령 반대하더라도 말로 나타내지 않는다. 즉 대만에서는 사람들이 특별하게 보지 않는다.
- 향후 LGBT만의 행사가 아닌, 도시 전체의 축제가 됐으면 하는 뜻이 있는지.
= 단체 안에서도 여러 소리가 있다. 어떤 곳은 “이정도면 규모는 됐다. 모든 사람이 보고 즐기면 된다”고 하고, 반면 다른 곳은 “더 크게 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와서 도시 전체 축제가 됐으면 좋겠다. 그러면 후원도 더 많이 받고”라고 말한다.
또 “퍼레이드가 너무 상업적으로 넘어갔다. 주의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 지금 대만 정부는 보수적이고 소극적으로 도와준다.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에 도시 전체의 행사로 발전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한다.
- 대만 퍼레이드가 아시아 최대라고 하는데, 향후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 지금은 잘 알려져서 특별한 홍보가 없어도 사람들이 모여 인원수는 중요시 하지 않는다. 동지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들이 모이고, 모든 사람들이 자기를 나타낼 수 있고 서로 이해하고, 자기 말을 할 수 있는 장이 되었으면 한다. 어떤 식으로든 자신을 나타내고 알릴 수 있는, 동지나 동지가 아닌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
- 내년 한국 축제는 15주년이다. 대만에서도 참석해 아시아 퀴어들이 연대했으면 한다.
= 참여하고 싶다. 어떤 방식으로 참여할지는 서로 간에 다양한 제안이 가능하다. 한국은 현재 정치적으로 호모포비아들의 힘이 강하다고 하던데 아시아 LGBT로서 힘을 모아보자.
정리·사진 │ 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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